
가톨릭 신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신자가 아닌 주변 사람들로부터 “당신의 교회는 이러이러하다던데 그런가요?”라는 질문을 받은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질문의 상당수는 무지와 편견에서 비롯된 것임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톨릭 신자로서 우리는 그런 질문에 어떤 태도를 취할까요? 시원스럽게 답을 하십니까, 아니면 슬쩍 질문을 피하십니까? 아마도 알고는 있지만 명확히 표현할 줄 몰라서, 혹은 공연한 논쟁을 피하기 위해 답변을 피하는 일이 더 많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이처럼 가톨릭 신자들이 일상 속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질문들에 대해 어떻게 답해야 할지를 안내하는 실용적인 지침서 역할을 기대하며 이번 특집을 꾸며보았습니다. 가톨릭교회를 신자 스스로가 먼저 제대로 이해하고 이웃에게 바르게 설명함으로써 전교의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가톨릭은 마리아교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가톨릭은 마리아를 구세주, 곧 그리스도로 믿는 종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는 그리스도가 아닙니다. 마리아는 그리스도를 위해 협력한 인간입니다. 가톨릭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는 종교이기에 그리스도교입니다. 예수님을 구세주, 곧 그리스도로 믿는 사람들을 그리스도인, 그리스도로 믿는 종교를 그리스도교[基督敎]라고 합니다. 그리스도교에는 가톨릭, 정교회, 그리고 개신교가 있습니다.
초창기 교회는 신자들의 열성은 강했지만 아직 모든 것이 미비했습니다.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신앙생활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몰랐습니다. 그때는 신약 성경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인 주교들의 가르침으로 그리스도교 신앙과 교회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게 됩니다. 이렇게 점차 초대교회가 자리를 잡아가던 시기, 신자들은 예수님께 초점을 두면서도 마리아를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마리아는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운명을 거역하지 않고 자기 뜻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사신 분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이렇게 한평생 동안 오직 하느님만을 믿고 사신 마리아의 일생은 신자들에게 더할 수 없는 감동을 주었고, 세상의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야 한다는 강한 신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렇게 해서 교회는 모든 신자들이 본받아야 할 모범으로 마리아에게 존경을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하느님께서 마리아를 선택하셨고, 마리아는 처음부터 예수님의 구원사명에 끝까지 협력하신 분, 세상 그 어떤 사람보다도 예수님 가까이서 협력하신 분으로 공경을 드렸습니다. 그리하여 언제부터인가 마리아를 어머니로 부르게 되었고, 교회의 어머니, 예수님의 어머니, 주님의 어머니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거룩한 어머니라는 뜻으로 성모마리아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중세시기에 들어오면서 마리아에 대한 신심과 공경심이 폭발적으로 증가되면서 지나친 신심과 과장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일부 신자들은 마리아를 인간이 아니라 마치 하느님과 같은 분으로 생각하게 되었고가톨릭이 마리아교라고 오해를 받게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구원해주시는 구세주 하느님이시지만, 마리아는 우리를 구원해주시는 하느님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도와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마리아에게 기도하는 것도 마리아가 예수님과 가장 가까이 계시고, 우리의 기도를 들으신 마리아의 청을 예수님이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며 마리아의 기도가 어느 누구의 기도보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유일한 구세주는 예수 그리스도뿐입니다. 가톨릭은 마리아를 구세주로 믿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는 종교입니다. 마리아에 대한 신심이 지나쳐서 ‘가톨릭은 마리아를 구세주로 믿는 마리아교'라는 오해를 받아서는 안 되겠습니다.
전광진│ 대구대교구 사제이며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학교에서 신학 박사학위를 받고 대구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와 평리성당 주임사제로 일하고 있다.
사진│마리아는 우리를 구원해주시는 하느님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도와주시는 분이다.